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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의 동기를 준 몽실이

기사승인 2021.02.01  13: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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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혜인의 반려이야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중략-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은 삶의 방향을 잃고 기로에 서 있을 때, 한 걸음도 내딛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될 때마다 위로가 되는 시다. 

살다보면 누구나 뜻하지 않은 연유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동기가 있게 마련이다. 좋은 일이 좋은 일로 매듭지어지는 일도, 나쁜 일이 나쁜 일로 끝나는 법도 없으니 인생사 새옹지마.

귀곡리 산촌 오두막에서 나고 자란 유년시절은 세월이 빨리 흘러 어른이 되길 바랐다. 탈시골을 꿈꾸며 서울은 삶의 목적이고 꿈의 터전이라 믿고 무작정 상경한 청춘 이십 대. 꿈을 찾아 방황하며 좌절과 도전을 거듭하던 삼십 대. 이제 편안하다 싶을 만큼 자리를 잡아가게 되던 불혹. 

그즈음 안정적인 생활과 익숙함으로 느슨함이 권태감을 느끼게 될 무렵, 2006년 8월 일주일 간의 여름 방학. 그 짧은 휴식의 달콤함이 송두리째 슬픔의 도가니로 변한 광복절 연휴.

 

조카가 유학을 가면서 내게로 오게 된 작고 여린 몽실이와의 인연이 4년째 접어든 해. 초중등 원생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몽실인 학원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몽실이의 존재감은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님들과 지역 놀이공원에 주말마다 나가니 마을 귀염둥이가 되었던 시절, 내겐 자식 같은 존재였다.

삶이 편안할 때는 절박함이 없어 그대로 변함없이 생활이 유지되길 바라면서 변화를 주기보다 안주하려는 습성이 나오게 된다. 마음 한 편에는 늘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귀향을 꿈꾸었지만, 이미 익숙한 생활에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일은 정리해야할 일들이 많기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망설임으로 그날은 지금이 아닌, 노후에 돌아갈 곳으로 아직은 젊고 이르다고 스스로 만든 굴레에서 위안을 삼으며 머물러 있었다. 정든 원생 아이들과의 준비 없는 이별도, 경제적 안정도 모두 포기할 자신이 없었다. 귀촌해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도 이미 늦었다는 생각들로 발목 잡힌 날. 

‘그래 다 털고 바람이나 쐬며 고향 흙내음이나 맡고 오면 나아질거야. 떠나자!’ 

그렇게 휴가철 조카와 함께 몽실일 데리고 떠나온 연휴 둘째 날,

옛집의 평온한 나른함과 더위에 산책이나 가자 나섰던 그 여름 오후에 벌어진 사건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방아쇠 같았다.

산책하려 차에서 내림과 동시에 사찰 산책로 어디선가 나타난 진도견의 휙 지나침과 순간 없어진 몽실이, 산사가 떠나갈 듯한 비명…. 그 아찔했던 순간은 정신줄을 놓게 했다.

그 날 이후 몽실이가 사경을 헤매다 대수술을 받고 서울 중랑구 동물병원 산소방에서 회복을 해 가던 두어 달. 언젠가로 미루던 도시와의 결별은 슬픔이 목에 차오른 난데없는 반려 몽실이의 중상으로 하루아침에 종지부를 찍게 된 동기가 되었다. 

- 다음 편에 계속

성혜인 <신양면 귀곡동절길> yes@yesm.kr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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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경이 2021-02-02 08:57:02

    좋은글 읽고 갑니다.힐링 되네요~삭제

    • 11111 2021-02-02 08:16:35

      지금의 평안함이 영원할 거라는 망각속에 우린 지금을 살아가는지 모른다. 또는 지금이 어려운 시기를 감내해 가는 시기라면 이또한 지나가는 시간인데.
      평안함도 고난도 인생의 그비를 넘을때 내가 사랑하는 대상의 아픔을 통해 내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 같다.
      오늘 하루가 힘겨울때 흔틀리며 피는 내일의 꽃을 위함이라 위로함은 어떨런지......!

      성혜인님의 글을 읽으며 공감과 좋은생각의 여운을 남기게 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음글이 기대 됩니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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