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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도나쓰

기사승인 2020.04.06  1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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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인-지구를 지키는 사람들>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알람을 끄고 다시 눈을 감는다. 코고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잠이 깼지만 방엔 나와 딸아이 뿐이다. 방금 전 일은 꿈이라 생각하며 몸을 반쯤 일으킨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날씨와 미세먼지를 확인하고 SNS에 밤사이 올라온 팔로워들의 소식을 살핀다. 시간이 제법 흘렀다 생각될 때 눈꼽만 떼고 주방으로 간다.

어제 저녁 먹다 남은 밥을 달군 무쇠팬에 올리고 주걱으로 물을 묻혀가며 얇게 펴준다. 중약불에 맞춰놓고 식탁에 앉아 휴대폰으로 코로나19 소식, n번방과 디지털 성범죄 이야기, 블랙박스로 본 세상 영상을 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게 빠져들어 있을 때 프라이팬에서 따닥따닥 소리가 들린다. 누룽지를 한번 뒤집고 호밀빵을 자른다. 냉장고에서 잼과 버터, 꿀을 꺼내 식탁에 두고 바삭하게 구워진 누룽지를 채반에 담아 식탁에 놓는다. 빵을 팬 위에 올리고 뚜껑을 덮어 약불로 맞춘다. 치지직 소리가 나면 빵을 꺼낸다. 아침에 남편이 닭장에서 꺼내온 달걀을 반쯤 익히고 사과는 껍질째 자른다.

달걀프라이 두 개를 후루룩 마시 듯 해치운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남은 빵에 버터와 꿀을 발라 먹고 있을 때쯤 잠에서 깬 딸아이가 “엄마~”하고 부른다. 무지개 이불을 덮은 내 등 위에 엎혀 식탁까지 오는 서비스를 좋아하는 아이와 식사를 마친다.

사실 끼적이는 아이의 시중을 들다가 먹기 싫다고 할 때 식탁을 정리한다. 내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아이는 인형 놀이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며 자기 시간을 갖는다면 좋겠지만 인형놀이를 하자고 보챈다. 설거지를 쌓아놓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우선 들어준다.

시계는 벌써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점심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어린 딸아이는 매운 음식을 잘 못 먹기 때문에 순한 맛 반찬을 준비하고 매콤한 맛을 즐기는 남편을 위해 칼칼한 음식을 계획한다. 말은 거창해도 고민 끝엔 늘 김과 김치찌개를 내어 놓는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아침에 쌓아놓은 그릇과 함께 점심설거지를 한다. 물론 아이가 공주 드레스를 입혀 달라고 떼를 쓰는 바람에 저녁까지 또 미룬다.

이것저것 하다가 지루해진 아이는 뭐가 먹고 싶다며 간식거리를 찾는다. ‘꽈배기도나쓰’ 레시피를 검색해 생애 최초 베이커리를 시도했다. 강력분, 찹쌀가루, 소금, 설탕, 이스트를 적당량 넣어 반죽하고 식용유를 한큰술 추가해 두 번째 반죽을 한 다음 따뜻한 온도에서 1시간가량 1차발효 시킨다.

아이는 빨리 달라고 성화다. 마음이 급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반죽을 꺼내보니 제법 부풀었다. 동그랗게 만들어 물에 적신 면보를 덮고 15분 중간발효, 꽈배기 모양을 만들어 40분 2차 발효를 거치고 기름에 튀긴다. 한김 식혀 설탕에 버물버물 하면 완성! 그사이 해가 지고 주방에 불이 켜진다.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남편이 아이와 놀아주니 요리에 집중할 수 있다. 한껏 솜씨를 뽐내 간장닭조림과 닭볶음탕을 내어 놓는다. 온가족이 손가락을 쪽쪽빨며 오늘 나의 첫 도나쓰 이야기를 나눈다.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멈춰버렸다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나의 주방은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간다.

이은정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yes@yesm.kr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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