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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버킷리스트, 에베레스트를 가다

기사승인 2019.11.04  13: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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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0월, 11일 일정으로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130m)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느꼈던 숨 막힐 듯 아름다운 네팔의 산군, 만년설과 빙하,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계곡, 거대한 협곡지대 등 다채로운 풍경과 곳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현지 주민들의 모습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2018년 11월 21일 송영택, 김정수, 김세중, 조수연, 진덕희, 김양희, 박수연, 정광교 8명이 발기모임을 갖고 두달 뒤 김종권, 오묘환 2명이 합류한 ‘산이 좋은 사람들’ 회원 10명이 히말라야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트레킹 계획을 시작했다. 매월 정기적으로 국내 높은 산, 낮은 산 등 두루 산행하며 정보교환 등 차근차근 준비하던 중 회원 김종권씨가 송영택 회장님께 제안했다.

2019년이 예산지명 1100주년이 되는 해이니 기왕이면 에베레스트에 올라 ‘대한민국 충남 예산군 지명 1100주년(The 1100th anniversary of naming for Yesan County, Chungnam, Korea)’ 홍보를 하면 어떻겠냐고.

우리는 예산군청 기획실에 의뢰해 현수막을 받아들었다. 순간 중압감을 느꼈다. 회원들의 나이도 있고, 처음 등반하는 분들이 많아 정상 정복을 반신반의했었는데 이제 판이 커졌구나. 이젠 죽어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누가 그랬는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그 말이 귓전에 맴돌았다.

네팔 에베레스트 트레킹은 9월 29일부터 10월 12일까지 이뤄졌다.

출발 10일 전부터 트레킹에 필요한 준비물, 유의사항 등을 통보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평균고도 2000~5000m이상의 고산트레킹으로 고산증은 치명적이지 않을 수 없다. 회장님께서 금주령을 내리고 평상시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를 잘 유지하고, 의사가 처방한 고산증 관련 의약품(비아그라, 수면제, 다이아목스, 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감기약, 두통약, 마시는 링거, 청심환 등등) 등 세심한 준비는 끝난 것 같다.

■트레킹 1일차

드디어 출발이다. 밤새 설잠으로 뒤척이다 예산터미널에서 6시 40분발 인천공항행 첫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저녁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해 저녁식사 뒤 호텔에 투숙했다.

■트레킹 2일차

새벽 5시 기상, 국내선 경비행기(17인승)를 타고 루크라로 40분간 이동해 대기하고 있던 현지스태프 셀파 2명, 포터 3명, 요리사 4명, 짐운반용 야크 7마리 등과 만났다. 이들과 동행하는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했다. 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팍딩(2655m)까지 8㎞를 오르며 구름 사이사이 눔부르 설산과 꽁데를 감상했다. 대원들은 경비행기가 무서웠다는 얘기,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네팔 히말라야 설산, 산중턱과 위에 원주민들이 터전을 이루고 사는 모습, 옛날 우리나라 70년대 다랭이논을 연상케하는 산 고랑고랑 다랭이밭들에 대해 얘기하며 새삼 향수에 젖었다. 이때까지는 참 행복한 트레킹이었다.

■트레킹 3일차 : 팍딩→남체(3440m) 11㎞ 트레킹

에베레스트 입산 허가를 위해 초소에서 신고한 후 산뜻한 마음으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후에 접어들면서 회원 1명에게 우려했던 고산증 증상이 나타났다. 두통, 구토, 호흡곤란 등을 나타내며 고통을 호소했다. 약물로 급처방하고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게 하며 남체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4일차까지 고소 적응을 위해 하루 더 머무르기로 했다.

하루를 더 쉬면서 회복돼 주변에 있는 에베레스트뷰 호텔까지 가볍게 트레킹했다. 이 호텔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 3440m에 위치한, 에베레스트 산맥이 내려다 보이는 산등성이에 위치한 객실수 12개의 아담한 호텔이다. 1968년 일본인에 의해 공사를 시작해 1971년에 오픈, 2004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텔로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1년치 예약이 완료됐다는 곳이다. 발코니에서 쿰부히말라야 에베레스트(8848m), 로체(8516m) 아마다블람(6856m), 타보체(6495m) 등을 감상하는 뷰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예산지명 1100주년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영국 트레커들도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코리아 넘버원, 코리아 파이팅”을 연호하며 참 즐거웠다.

■트레킹 5일차 : 남체→텡보체(3860m) 10㎞ 트레킹

6시에 기상해 따뜻한 생강차 한 잔과 함께 회원들의 컨디션 점검과 요리사들이 만들어 준 아침밥, 감자국을 누룽지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오늘도 안전산행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트레킹 시작. 야크, 말, 나귀, 포터, 서양인, 동양인 등 두루 섞여 아마다블람(6856m)을 이정표 삼아 텡보체로 향한다. 템보체 라마사원은 불교의 한 갈래인 라마교의 정통사원으로 라마승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라마사원에 들러 기념사진도 찍고 재밌게 텡보체 롯지에 도착했다.

■트레킹 6일차 :텡보체→팡보체→딩보체(4410m) 10㎞ 트레킹

6시 30분 기상해 물티슈로 간단히 세수하고 몸은 천근만근, 연일 설사는 멈추지 않고, 머리는 띵하고, 식욕은 서서히 잃어가며, 누구한테 말은 못하고, 살아남기 위해 누룽지에 대충 아침식사를 마치고 4000m 고지에 진입하는 첫 발걸음을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 회원들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밤사이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고산증세들이 나타나며 두통, 설사, 불면, 식욕부진 등 호소가 많았다. 각자의 증상에 따라 약들을 복용하고 간신히 기운들 추수르며 세계 3대 미봉이라는 아마다블람(6856m)을 가까이 바라보며 딩보체에 도착해 롯지에 투숙했다. 물티슈로 발닦고 세수하고 누룽지로 대충 때우고 처방받은 의약품을 복용하고 핫팩붙이고 온수물주머니 옆에 끼고 빵모자 깊게 눌러쓰고 침낭 속에 잠을 청해본다.

■트레킹 7일차

아침해는 어김없이 밝아온다. 이 상태로는 트레킹이 불가해 하루를 롯지에서 쉬기로 결정하고 증상에 따라 약을 복용하면서 고산 증세를 적응했다. 이틀 후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4m)를 찍어야 하는데 심히 걱정됐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한왕용씨가 인솔하고 온 9명의 트레커 중 1명이 고산증에 견디지 못하고 헬기로 하산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마음은 더욱 착잡했다. 설사는 3일 만에 멈추었는데 두통은 영 어렵다. 체력은 방전되고 입맛은 없고 우황청심환 2알을 한 번에 털어넣고 버티기 시작했다.

■트레킹 8일차 :딩보체→투클라→로부체(4910m) 9㎞ 트레킹

어제 하루 쉬어서 그런지 회원들 컨디션이 좀 회복된 것 같다. 입맛은 없지만 다들 살려고 간신히 아침밥을 먹고 트레킹은 시작됐다. 풀 한 포기 살 수 없는 협곡의 너덜지대에 태양은 내리쪼이고, 협곡의 찬바람은 얼굴을 때리고, 한발한발 무념의 시간이었다. 고개들어 협곡사이에 구름사이사이 촐라체(6335m)와 푸모리(7165m)의 만년설산은 고갈돼 가는 체력의 활력소가 됐다.

■트레킹 9일차 : 로부체→고락셉→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고락셉(5170m) 11㎞ 트레킹

간밤에 회원 모두는 거의 약으로 지탱했다. 오늘은 우리가 그렇게 고생하며 갈망하고 꿈에 그리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04m)를 찍는 날이다. 서로 파이팅을 외친다. 너덜지대에 찬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한발한발 다가간다. ‘지구의 온난화가 이곳에도 영향을 많이 줬구나’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빙하가 많이 녹아 없어지고 있었다. 그 빈자리가 너덜지대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드디어 캠프가 보이기 시작한다.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가슴이 벅차올라 아내를 안고 감격의 눈시울을 붉혔다. 저마다 탄성이 울려퍼진다. 빙하와 만년설 에베레스트를 바로 앞에서 보고 있을 줄이야. 꿈만 같다.

다시 한번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예산지명 1100년! 1100년의 역사의 울림으로 새천년의 희망을 활짝 열어가자. 저마다의 소원과 함께….

■트레킹 10일차 : 고랍셉→칼라파타르(5550m)→고랍셉→페리체까지 17㎞ 트레킹

고랍셉(5140m) 롯지의 잠자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최대한 옷을 입고, 핫팩을 2~3개 붙이고, 온수 물주머니 옆에 끼고, 침낭 속으로 들어가 고산증에 좋다는 약 한줌 입에 털어넣고 잠을 청했다. 오늘이 전체 트레킹 13일 동안 제일 힘든 날일 것이다. 새벽 3시 기상과 함께 따끈한 생강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이고 헤드렌턴 장착하고 대망의 칼라파타르(5550m) 등정 길에 몸을 던진다.

온 몸에 에베레스트의 칼바람을 맞으며 주변은 칠흑같은 어둠에 헤드렌턴 불빛과 앞사람의 발뒤꿈치만 보며 산을 오른다. 참 어렵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며 '그만 포기할까?' 갈팡질팡 머리를 스친다.

어느덧 여명이 밝아오며 웅장한 희말라야의 산군이 눈앞에 펴쳐지낟. 눕체, 창체, 촐라체, 로체, 아마다블람, 탐세루크, 에베레스트(8848m).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감동으로 밀려온다. 이 거대한 자연 앞에 머리숙여진다. 잠시 어안이 벙벙해 진다. 이제 이 모든 상황을 가슴깊이 간직하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4일간 하산하는 일만 남았다.

진덕희 <산이 좋은 사람들 총무> yes@yesm.kr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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