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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메루 탐험으로 ‘함께’ 성장

기사승인 2019.09.09  12: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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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활화산 등반 여정을 마치고…

 

# 출발 전 날

가족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유서 쓰기’ 시간을 가졌다. 난생 처음 유서를 앞에 놓고 아이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제법 진지했다. 언젠가 이 유서를 꺼내보며 이 때를 기억하고 다시 한 번 삶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출발도 하기 전에 이미 훌쩍 커 버린 것 같다.

 

# 아이들 모두 처음 타보는 비행기

모두가 설레고 신기할 뿐이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직항이 아니라 대만에서 싱가폴을 경유하는 터라 원없이 비행기도 타보고, 분위기가 다른 여러 나라 공항도 구경하며 기내식도 실컷 먹었다. 여권과 비행기 표를 잘 챙기며 공항의 여러 관문들을 제법 자연스럽게 통과하는 아이들을 멀리서 바라보니 대견했다.

 

 

# 드디어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도착.

등반이 시작되었다. 오르막 길을 걸어 올라갈 때는 숨이 턱에 차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등에 멘 짐은 한없이 무겁게 느껴졌다. 아이들이 안쓰러워 무게를 덜어 주고 싶지만 각자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 가장 어리고 약한 혜림이가 몰래 운다. 그러자 오빠들이 그 짐을 덜어주었다. 가벼워진 혜림이가 기분이 풀려서 걷는다. 우리 아이들이 서로서로 무거운 짐을 나눠 드는 저런 모습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그렇게 이틀을 걸었고 드디어 스메루를 등반할 밤이 왔다. 긴장감, 두려움, 기대감, 복잡한 감정 속에 출발하였다. 선두에 선 대장님과 재민이, 혜림의 불빛을 따라 오르는데 그 불빛이 멀어지면 무서웠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화산재에 발이 미끄러져서 앞으로 나가기가 무척 어려웠다.

잠깐 쉴 때면 불어오는 바람에 체온이 떨어졌다. 그러다 주호가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여 먼저 하산하였고, 계속 오르던 상혁이가 저체온증을 보였다. 화산을 오르는 탐험가들은 3, 5, 7, 9 홀수 단위로 등반을 한다. 혹시라도 정상 부근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2명이 1명을 도와서 안전하게 하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150m에서 전원이 등반을 멈추었다. 총 구성원 중 대원 1명과 원정대장만이 등반이 가능한 상황이라 공격 최저 인원인 3명의 구성원이 충족되지 않았고, 등반할 때보다 하산 할 때가 더 위험하여 대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전원 하산이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 우리는 실패한 걸까?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기를, 결과보다는 도전과 과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아이들이 될 수 있기를. 이 모든 과정을 담대히 헤쳐 나가는 아이들의 열정이 응원 받을 수 있기를…’이라는 출발 전 우리의 바람은 모두 이루어졌다. 정상까지 갈 수 있었던 재민이의 아쉬움이 많이 컸지만 화산을 오르는 자의 법을 따르는 겸손을 배웠으리라.

정상을 향해 가는 동안 힘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미래의 희망과 가능성을 보았다. 여정동안 아이들이 보고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들은 아이들의 삶의 기록이 되고 길이 될 것이다.

 

# 아이들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시는 산에 가지 않겠다고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언젠가 정상에 꽂지 못했던 그 깃발을 찾으러 센터로 올 것이다. “선생님 다시 갈께요. 깃발 주세요” 그날을 기대한다. 벌써 설렌다.

이렇게 아름답고 귀한 기회를 주신 따뜻한 마음의 많은 후원자들께 감사드리며, 지금도 우리의 여정은 계속 진행중이다. 왜냐하면 ‘가장 먼 여행은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새벽에 빛나는 파란호수, 발아래 펼쳐진 하얀 구름,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 들. 그리고 산을 오르며 인사를 나누던 사람들. 그리고 ‘함께’여서 그 곳에 갔던 우리들….

짧은 지면과 부족한 글쓰기로 충분히 담지 못한 우리의 기록과 감동을 아쉬워하며 2019년 가을이 오는 문턱에서 쓰다.

 

안은숙 <삽교지역아동센터> yes@yesm.kr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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