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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르다, 자름허다

기사승인 2018.06.18  13: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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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예산말> - ‘짧다’의 충청말

‘자름허다’란 말을 아시나요? 이 말은 예전에 흔히 쓰이던 말인데. 요즘은 어르신들도 거의 쓰지 않는 말이에요. 충청도에서 ‘자름허다’는 서로 다른 두 말이 있어요. 하나는 ‘길고 가늘다’의 표준어 ‘갸름하다’에 대응하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알맞게 짧다’에 대응하는 말이에요. 이 글에서는 표준어 ‘짧다’와 관련된 충청말을 살피는 것이니 뒤의 것이에요.

충남지역에서는 ‘길이, 거리, 시간 따위가 가깝다’는 뜻의 ‘짧다’는 주로 ‘짤따, 짤브다(짤부다)’를 써왔어요. 그리고 ‘짜르다’라고도 했는데, 이 말은 충청 지역에서 전라도나 경상도 쪽으로 내려갈수록 많이 썼어요. 예전 충청도에서는 ‘짤따’ 외에 ‘짤브다, 짜르다’도 많이 썼는데요, 요즘은 표준어의 영향으로 거의 ‘짤따’만 써요.

엊그제 문득 표준국어대사전을 뒤져 찾아보니 ‘자름하다’가 ‘조금 짧거나 알맞게 짧다.’의 뜻을 가진 북한어라고 나오더군요. 아마 북한에서는 지금도 널리 쓰는 모양이에요. 그렇지만 우리 충남지역에서 흔히 쓰던 말을 ‘북한어’라고 하니 좀 이상하군요.

‘짧다’는 ‘뎌르다’에서 나온 말이에요. 500년 전의 문헌에는 ‘뎌르다, 져르다’가 나와요. ‘뎌르다’는 말하기 편하게 ‘져르다’로 변하고, 이 말이 더 변해 ‘쨔르다, 짜르다’가 된 것이에요. 표준어 ‘짧다’는 ‘짜르다’에 접사 ‘-브-’가 붙어서 ‘짤브다’가 되었다가 줄어든 것이고요.

그러니까 ‘짧다’의 본말은 ‘짤브다’이고, 이 말은 ‘짜르다’에서 생긴 거지요. 지금이야 ‘짧다’는 표준어가 되고 ‘짤브다, 짜르다’는 방언이 되었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짤브다, 짜르다’는 옛말을 이어온 정통 표준말임을 알 수 있어요.

말이 다양하면 표현이 자유로워져요. 마음에 있는 말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고, 내 맘대로 재밌게 엮어갈 수 있어요. 그래서 나랏말은 풍부할수록 좋은 거예요. 충분치 못한 표준어만을 국어에 포함시키면 우리의 감정 표현은 메말라가고, 우리의 삶과 문화의 기록은 경직될 거예요. 그런 면에서 다양한 지역 말은 우리 국어를 풍부하게 살찌우는 자양분이 되지요.

지금은 잊혀져가는 말로 몇 개의 문장을 엮어둘 게요. 옛 추억을 살리시면서, 소중한 우리말을 기억해 보세요.

‘옷소매가 왜 이렇기 짤브댜?’

‘사람은 생각이 짤부믄 뭇 쓰넝 겨.’

‘지리기가 짤부니께 영 뵈기 싫구먼.’

‘바지 기장이 점 짜르구먼.(바지 길이가 좀 짧구나.) → 바지 기럭지가 자름허구먼.(바지 길이가 조금/알맞게 짧구나.)

‘끈내끼가 그렇기 자름허덜 않여두 뎌.(끈이 그렇게 짧지 않아도 돼.)’

‘때기 좋라구 물거리 낭구를 자름허게 짤러 즌을 쳤구먼.(때기에 좋도록 생나무를 짧게/알맞게 잘라 나뭇단으로 만들었구먼)’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예산말을 찾습니다. 주변에서 쓰고 듣는 예산말을 전해주시면 예산분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우리들의 ‘ 예산말사전’이 되도록 꾸려갈 것입니다. 문자(010-2455-2343)나, 메일(ymj621014@hanmail.net) 주시면 참 고맙습니다. 

이명재 <아카데미입시학원장, 시인> yes@yesm.kr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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