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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구조센터의 여름나기

기사승인 2018.06.18  12: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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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무척 힘겨운 계절입니다. 특히나 구조센터에 머무는 야생동물들에게는 한층 더 그렇습니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은 그늘을 찾거나 물에 들어가 잠시나마 더위를 식히지만, 공간이 제한된 구조센터에 머물며 치료를 받고 있는 동물들에게는 선택권이 다양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여름은 동물들이 겪는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줄여 주기 위해 직원들의 노력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찬 음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는 너구리.

더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물’입니다. 동물들은 물로 목을 축이고, 목욕을 하면서 체온을 조절하는데, 여름에는 물이 너무 빠르게 증발하고 쉽게 오염되거나 녹조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주 갈아 주어야 합니다. 특히 체온을 조절하고, 갈증을 해소하는 것 외에도 동물들은 물을 이용해 털이나 깃을 손질하고 청결을 유지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합니다.

급수대에 물을 받아 줄 때는 야생동물의 특성에 맞게 급수대의 크기, 재질, 모양 같은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급수대가 너무 크면 계류 공간을 과도하게 차지해 동물들이 활동하는데 불편을 줍니다. 물을 너무 많이 담아 주면 동물이 빠져나오지 못해 익사하거나, 흠뻑 젖어 저체온증에 시달릴 수도 있고요. 또 바닥의 재질에 따라 쉽게 망가져 제 기능을 못하거나 동물이 미끄러지기도 합니다. 부리 힘이 강한 독수리가 급수대를 부숴버린 경우도 있었죠.

스프링클러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는 참매.

물을 제공하는 또 다른 방법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스프링클러란 배관을 통해 이동하던 물이 일정량만큼 자동으로 뿜어져 나오게끔 하는 장치인데, 계류장 내 적절한 장소에 설치해 두면 마치 비가 내리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한낮의 가장 더운 시간에 스프링클러를 틀어 두면 동물들이 여름을 훨씬 더 시원하게 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물을 제공하는 것과는 다르게 동물의 몸에 직접 살수되는 것이므로 물줄기의 세기를 조절해야 하고, 너무 작은 동물에게는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너무 오랫동안 틀어 놓으면 오히려 동물들의 체온을 과하게 떨어뜨리게 되니 계류 공간 일부에만 적절하게 작동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위를 피하는 데 물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내리쬐는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그늘’입니다. 천막이나 차광막을 설치해 햇볕을 가려주거나, 몸을 숨길 은신처를 제공해 동물이 스스로 태양을 피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천막이나 차광막을 설치하면 동물이 이를 뜯어내거나 자칫 몸에 얽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계류장 바깥쪽이나 동물이 닿을 수 없는 높이에 설치해야 안전합니다. 은신처는 동물이 굴을 선호하는지, 수풀 사이를 선호하는지와 같은 생태적 특징에 맞게 제공합니다. 필요하다면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환경과 흡사한 은신처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계류장 내에 자연스럽게 자란 식생을 은신처로 활용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입니다.

더위를 해소했다면, 이제는 여름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를 신경 써야 합니다. 바로 한여름에 어김없이 뉴스에서 들려오는 ‘식중독’입니다. 부패한 음식을 먹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동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름엔 보관 중이거나 제공한 먹이가 빠르게 부패할 수 있으니 부패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교체해야 합니다. 또, 동물이 설사나 구토를 했는지도 잘 살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기생충 감염도 예방해야 합니다. 여름에는 파리나 모기 같은 날벌레의 접근이 잦아지니 기생충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류장 내의 먹이나 분변이 해충의 접근을 부르는 주요 원인이니 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어린 동물을 비롯해 운동성이 떨어지는 동물은 파리가 털 안에 알을 날아 유충인 구더기 상태로 기생하는 ‘승저증(피부구더기병)’에 감염될 수 있으니 이를 관찰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내는 여름과 구조센터에 머물고 있는 동물들의 여름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원한 물놀이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나 시원한 그늘 아래서 햇빛을 피하는 모습, 열사병과 식중독을 조심해야 하고, 날아드는 날벌레를 쫓느라 정신없는 부분까지 모두 닮았습니다. 그들과 우리가 다르지 않음을 이 계절 덕분에 또다시 배웁니다.

 

 *그동안 ‘김봉균과 야생속으로’를 지켜봐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 보호의 노력과 중요성을 공감해주시는 여러분이 되어주시길 감히 바라겠습니다. 더불어 계속해서 이어질 ‘이준석과 야생속으로’ 역시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봉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yes@yesm.kr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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