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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과 ‘열매기’

기사승인 2018.05.14  13: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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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예산말> - ‘과일, 열매’의 충청말

젙가징이 가냥 냅두믄 뻗기만 허구 과실은 안 연다니께.

열매기는 모냥이 똥고라야 속두 실헌 겨. 수박 찌그러져 맛있넌 것 있던감?

‘과일의 충청말은 과실이에요.’ 이렇게 말하면 충청도 사람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에요. 어르신들은 ‘얼라? 과일이나 과실이나 그게 그거 아녀?’ 라는 분도 계시고, ‘충청도 말은 과실이 맞어, 우덜 어렸을 적인 과일이란 말은 안 썼으니께.’라는 분도 계셔요. 그리고 젊은 학생들은 ‘이상하다? 과실이 표준말인데 어떻게 충청도 사투리가 돼요?’라고 되묻기도 합니다.

근데 알고 보면 간단하고요, 모든 분들의 말이 맞아요. 과일은 과실이고, 과일의 충청말은 과실이고, 과실은 표준말이면서 충청말이에요.

일단, ‘과일’의 본딧말이 ‘과실’이에요. 과실(果實)은 나무나 풀에 열리는 열매지요. 이 ‘과실’이 서울지방에서 변화를 일으켜 ‘과일’이 되었어요. 그러니까 서울 사람들만 ‘과일’이라 썼고, 대부분 지역에서는 본말인 ‘과실’을 쓴 거지요. 이를 고려하여 국어학자들은 전국적으로 쓰는 말 ‘과실’과 서울지방 말 ‘과일’을 모두 표준어로 정하였어요.

그런데 교과서에는 전국 말 ‘과실’이 아닌, 서울 말 ‘과일’을 썼지요. 1945년 해방 이후 학교와 학생이 크게 늘고, 국어순화운동과 표준어쓰기가 전국을 휩쓸었어요. 이는 국민들의 지적 수준을 크게 높이고, 이 땅에서 일본어를 몰아내어 우리 국어를 되살려내는 지대한 공적을 이루었어요. 그러나 그 와중에 지역 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지역문화가 위축되는 부작용을 낳았어요.

방송에서는 지역 말이 퇴출되었어요. 학교에서는 표준어 교육이 강화되었어요. 이제 지역 말을 쓰는 사람은 무식하거나,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어요. 같은 표준어라 해도 우리는 ‘과실’을 배우지 않고 ‘과일’을 배웠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과실은 뒤로 밀리고, 어느덧 우리는 과일을 자연스럽게 쓰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열매기’도 마찬가지예요.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 등에서 널리 쓴 말인데 서울말 열매에 밀렸어요. ‘열매기’는 ‘과실’의 순 우리말이에요. 과실은 그나마 표준어가 되어 살아남았지만 열매기는 사투리라는 이름으로 잊혀갔어요. 그리고 그 자리엔 서울말 ‘과실’과 ‘열매’가 자라나 충청말처럼 당당히 가지를 드리웠어요.

소통과 통합이란 기능적 측면에서는 표준어가 필요하지요. 행정이나 통치 면에서도 필요하지요. 그런데 지역 말을 무시한 채 이루어진 표준화 사업은 온 나라 지역민의 삶과 역사, 문화적 자양분을 지워버린 폐가 되고 말았습니다.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예산말을 찾습니다. 주변에서 쓰고 듣는 예산말을 전해주시면 예산분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우리들의 ‘ 예산말사전’이 되도록 꾸려갈 것입니다. 문자(010-2455-2343)나, 메일(ymj621014@hanmail.net) 주시면 참 고맙습니다. 

이명재 <아카데미입시학원장, 시인> yes@yesm.kr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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