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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음관(桐人吟館) ①

기사승인 2018.03.12  13: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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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사 김정희 그 낯섦과 들춤 사이>

   
 

지난 달 21일 자 신문에는 <침계(梣溪))>와 대련 글씨 <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대팽두부과강채 고회부처아녀손)>, <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차호명월성삼우 호공매화주일산)> 등 추사의 글씨 세 점이 보물로 지정된다는 기사가 실렸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모두 간송미술관 소장의 명품들이다. 현재 추사의 작품 중 <세한도>(개인소장, 국립중앙박물관 기탁)가 국보 180호이고, 해서체 <묵소거사자찬(默笑居士自讚)>(국립중앙박물관 소장)과 예서 대련 <호고·연경(好古硏經)>(호암미술관 소장)이 각각 보물로 지정돼 있다.


보물 지정의 반가움과 아쉬움

반가운 소식과 함께 뒷이야기로 안타까운 소식도 들렸다. <명선(茗禪)>과 <계산무진(谿山無盡)>은 진위 논란으로 탈락되었다는 소식이다. 작년 8월 21일 자에 이야기한 바가 있는데, <명선>은 추사의 명작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명선>을 추사의 절친 이재 권돈인의 글씨라는 주장을 하고 <계산무진>을 위작이라고 주장하는 등 오류투성이의 책 한 권과 이에 부화뇌동한 주장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화법?서세(畵法書勢)> 대련도 탈락되었다. 모두 추사를 추사이게 한 명작이다.

사실 추사의 글씨와 그림 중에서 보물이 아니라 국보로도 더 지정되어야한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국보 지정은 불상과 도자기에 비해 서화 분야는 너무 빈약하다. 더 훼손되고 사라지기 전에 참으로 가치 있는 서화 작품이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었으면 한다.

(도1) 추사의 대련 글씨,<명월·매화(明月梅花>

보물로 지정될 작품 중 대련 글씨 <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차호명월성삼우 호공매화주일산)>(도1)은 바로 앞서 <만수무강(萬壽無疆)> 글씨를 이야기할 때 관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오른쪽 위에는 ‘桐人仁兄印定(동인인형인정)’이라고 관지를 쓰고 있다. ‘동인 인형께서 바로잡아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의미다.

여기서 ‘동인(桐人)’은 누구일지 참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련 글씨의 ‘동인(桐人)’이란 인물에 대해 《완당평전》에서는 심희순(沈熙淳, 1819~?)으로 보고 있다. 추사의 제자인 심희순은 호가 ‘동암(桐庵)’으로, ‘동(桐)’ 자가 들어간 것이기에 이렇게 본 것이다. 현재는 이 견해가 우세하다. 사실 추사와 교유한 인물에는 ‘동(桐)’ 자가 들어간 호를 쓴 인물은 이신(李藎)도 있다. 호가 동려(桐廬)다.

하지만 아호(雅號)는 이름처럼 고유명사다. 두 글자 중 한 글자가 같다고 동일한 인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리 문학과 예술사에서 ‘눌(訥)’ 자가 들어간 인물의 아호를 보자. 박상(朴祥, 1475∼1530)은 눌재(訥齋), 이광정(李光庭, 1674∼1756)은 눌은(訥隱), 조광진(曺匡振, 1772~1840)은 눌인(訥人)이란 호를 썼다. 눌재나 눌은을 눌인으로 보지는 않는다. 눌재는 눌재고 눌은은 눌은이고 눌인은 눌인이다. 마찬가지로 동암은 동암이고 동려는 동려고 동인은 동인일 뿐이다.


동인(桐人)

(도2) 추사 글씨, <동인음관>, 29.5×135cm

추사의 글씨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예서 글씨 <동인음관(桐人吟館)>(도2)을 소개하면서 ‘동인(桐人)’의 정체에 대해 차근차근 풀어나가 보기로 한다. 관지는 ‘書爲聖原仁兄漁弟(서위성원인형어제)’라고 썼다. 이 글씨는 2007년 7월 한 경매에서 1억 8000만원에 낙찰된 글씨다. 이에 앞서 같은 해 3월에 ‘9인의 명가비장품전’에 출품되었다. 현재 소장처는 오리무중이다. 네 자의 본문과 여덟 자의 관지로 이루어진 이 <동인음관>은 글씨도 글씨지만 내용에 있어서도 소중한 정보를 제공해주기에 주목해야할 작품이다.

추사의 글씨 중 전체적인 예서체의 도드라진 특징은 예서로만 끝나지 않고 예서에 전서를 융합한 것이다. 이 <동인음관>도 마찬가지로 추사 글씨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명작이다. ‘인(人)’ 자는 병따개 모양으로 참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전서와 예서를 절묘하게 혼융한 것이다. 추사 글씨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자형(字形)이다. ‘인(人)’ 자를 이렇게 쓴 것은 앞에서 언급한 대련의 관지 ‘桐人仁兄印定(동인인형인정)’의 ‘인(人)’ 자와 같다. ‘관(館)’ 자는 전서에 가까운데 이런 형태는 추사의 다른 글씨와 인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추사만의 진한 개성을 드러내는 특허 자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9인의 명가비장품전’ 전시 도록에는 짤막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그대로 옮겨본다.

“성원이라는 사람한테 써 준 글씨인데 추사 서체의 독창성이 보인다. 거문고와 사람이 함께 읊는 집이란 뜻의 이 글씨는 선비가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시조를 읊조리기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초세무아의 고상한 선비의 맑은 생활을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동인음관(桐人吟館)’을 ‘거문고와 사람이 함께 읊는 집’으로 해석하고 있다. 거문고는 오동나무로 만들기에 이렇게 해석한 것이다. 좌금우서(左琴右書)라는 말이 있다. ‘좌편에 거문고가 있고 우편에 책이 있다’라는 의미다. 조선 문인들에게 책과 거문고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어렵다. <동인음관>은 곧 선비의 방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해설은 한계가 있다. 이 글씨를 <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차호명월성삼우 호공매화주일산)> 대련 글씨와 연결지어 풀어내지 못한 것이다. 연결지어 보면, 둘다 ‘동인’이라는 호를 쓴 인물에게 추사가 써 준 글씨다. 그렇다면 <동인음관>은 ‘동인’이라는 호를 쓴 사람의 당호이고, ‘동인이 시 등을 읊조리는 집’으로 풀어야 한다. 관지 ‘書爲聖原仁兄漁弟(서위성원인형어제)’는 ‘성원(聖原) 인형을 위하여 어제(漁弟)가 썼다.’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관지의 ‘성원(聖原)’은 ‘동인’이라는 인물의 다른 호나 자(字)임이 분명할 테다.

노재준 <서예가, 예산고 교사> yes@yesm.kr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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